▲ 배혜정 기자
"일반인을 상대로 사기범죄를 벌인 증권사가 이렇게 이름만 바꿔서 당당하게 영업할 수 있습니까."

동양증권이 유안타증권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비전선포식을 열던 날 동양사태 피해자들이 울분을 터뜨렸다.

투기자본감시센터와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는 1일 오전 서울 을지로 유안타증권 앞에서 "동양증권이 유안타증권으로 사명을 바꿔도 사기범죄 집단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유안타증권은 해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돈을 돌려 달라"는 외침도 들렸다.

유안타증권은 이날 피해자들이 울부짖는 동안 비전선포식을 열어 "아시아 최고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순자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 본부장은 "서민들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동양증권이 벌을 받기는커녕 간판만 바꿔 달고 버젓이 일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인 이대순 변호사는 "2만4천여건의 기업어음(CP) 등을 불완전판매한 사기증권사가 유안타로 이름만 바꿔 영업을 재개했다"며 "더 이상 금융피해자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동양증권의 꼬리 자르기식 행태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비판했다.

피해자들의 요구는 번번이 묻혔다. 이들은 지난달 2일 금융위원회에 동양증권의 인가취소와 해체를 요구하는 민원을 냈고, 7월에는 금융위가 동양증권 대주주를 유안타증권으로 변경 승인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피해자대책협의회와 투기자본감시센터는 "금융위는 유안타증권의 대주주 승인을 취소해야 한다"며 "유안타증권은 과거 동양증권의 고객이었던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피해수습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대책협의회는 전국의 유안타증권 지점 앞에서 증권사 해산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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