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택노련
26년째 택시를 운전하고 있는 베테랑 기사 나준수(50)씨는 요즘 들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택시 차령제한을 연장·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씨는 현재 80만킬로미터를 달린 차령 2009년식 택시를 몰고 있다. 차령은 6년이지만 나씨는 “사람 나이와 비교하면 건강이 안 좋은 70대 노인과 같다”고 표현했다. 나준수씨는 “지금 상태에서 2년 더 타게 되면 브레이크 파열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잔고장도 잦아진다”며 “규제를 풀 게 있고 안풀 게 있다”며 비판했다.

만약 정부 계획대로라면 나씨는 80만킬로미터를 달린 택시를 2년 더 타야 한다. 국토교통부가 현재 9년인 개인택시의 차령 제한을 폐지하고, 법인택시의 차령을 6년에서 8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령제한이 풀리면 택시기사들의 노동강도는 높아진다. 24일 전택노련에 따르면 운전 중 소음과 진동은 차령이 높을수록 급격한 차이를 보인다. 당연히 승객들의 불만은 높아진다. 특히 사고 위험과 노동강도가 높아진다는 택시 노동계의 지적은 곱씹어 볼 대목이다. 전택노련과 민택노련이 대정부 투쟁을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근거다. 한국노총도 지난 23일 성명을 통해 “택시 차령 연장은 국민의 안전 보장이라는 정부 본연의 임무는 도외시한 채 규제개혁을 통해 사업주의 배만 불리는 정책”이라며 “택시 노동자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택시 사업주의 경제적 이익만 고려했다”고 지적했다. 전택노련과 민택노련은 지난 23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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