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성희 기자

“지금 명예퇴직을 하는 게 낫겠느냐는 공무원들의 전화가 많이 와요. 공무원연금 20% 삭감 계획 같은 게 보도되니 다들 불안해하죠. 공무원에 걸린 별별 제약을 연금으로 보상해 준다고 한 게 정부 아닙니까? 그 약속과 국민의 노후를 내버리겠다는 정부가 답답합니다.”(오성택 행정부공무원노조 위원장)

16일 오전 7시부터 조진호 공노총 위원장과 오성택 행정부노조 위원장 등 공노총 소속 단위노조 위원장·임원들이 서울 종로구 안전행정부 후문에서 공무원연금 개악에 반대하는 홍보물을 돌렸다. 공노총이 이날부터 20일까지 5일간 진행하는 ‘공무원연금법 개악 저지를 위한 전국 버스투어’의 첫 일정이었다.

전국 4개 지역으로 나눠 순회 선전전

공노총은 버스투어 기간 중 중앙집행위원들과 연금위원회 위원들을 수도권·대전충남·부산울산경상·전라지역 등 4개 팀으로 나눠 단체버스를 타고 전국 각지의 소속 단위노조를 순회하도록 했다.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공무원연금 교육자료와 홍보물을 배포할 계획이다.

공노총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버스투어 출정식 및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공무원연금 개악과 언론플레이를 중단하고 사회적 합의안을 도출하라”고 촉구했다. 조진호 위원장은 “공무원 노동자는 관피아가 아닌 현장에서 국민을 위해 뛰는 이들”이라며 “공무원들이 똘똘 뭉쳐 정부의 밀실행정을 바꿔 내고 올바른 연금개혁에 일조하며 우리의 노후와 국민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공노총은 정부에 △국민여론 호도 중단 △공무원연금 부당사용기금 6조9천억원 현 시가로 산정 배상 △공무원연금법 개정 논의기구에 공노총 인사를 다른 기관 인사들과 동수로 구성해 사회적 합의안 도출 △국민복지 강화 방향으로 국민연금법 개정을 요구했다.

공노총은 또 공무원연금법에 대한 위헌법률 심판 및 헌법소원·용도 외로 사용된 연기금 청구 행정소송을 추진한다. 왜곡된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반론보도와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혼여행 대신 공무원연금 저지하러 왔어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수도권을 담당하는 1호 버스는 서울시 동대문구청으로 향했다. 최인호(서울시교육청·7급)씨가 홍보물 꾸러미를 들고 내렸다. 바로 전날인 15일 결혼한 새신랑인 그는 신혼여행 대신 버스투어를 택했다.

“하위직 공무원, 특히 저 같은 기술직들은 박탈감이 심해요. 대부분 6~7급에서 퇴직해 현장에서 아무리 고생해도 만년 박봉입니다. 그나마 기대하는 게 연금인데요. 이마저 일방적으로 빼앗으면 앞으로 어떻게 살라는 건지 막막하네요.”

최씨는 “학교현장 운영부터 안전까지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졌는데 이건 우리에게도 국민에게도 좋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정부가 알아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투쟁 열심히 하고 신혼여행을 잘 떠나고 싶다”고 웃었다.

오성택 위원장은 “공무원을 비롯한 국민의 노후를 보장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인 만큼 정부가 구성원들과 함께 대화하며 보다 좋은 연금개혁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노총은 8월 중 2차 버스투어를 진행한다. 단위노조 소속 지부까지 참여하는 연금교육 프로그램과 간담회도 준비 중이다. 하반기에는 총력결의대회와 국회 토론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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