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들과의 계약만료를 앞두고 일부 업체에 일정한 성과달성을 전제로 단기간 계약연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해지에 따른 고용불안을 조성하면서 노조활동을 압박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1일 금속노조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 경남 통영센터와 경기도 분당센터는 지난달 삼성전자서비스와 도급계약을 3개월 연장했다. 삼성전자서비스와 108개 협력업체 간 도급계약은 이달 말 만료되는데, 조만간 계약갱신 여부가 결정된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와 3개월만 계약을 연장한 것은 이례적이다.

노조는 특히 삼성전자서비스와 협력업체가 맺은 계약기간 연장 합의서에 주목했다. 합의서 내용을 보면 삼성전자서비스와 협력업체는 AS완결률·미결일수·재서비스율의 기준을 정해 놓고 한 항목이라도 달성하지 못하면 경고를 주고, 경고가 2회 이상 누적되면 3개월 뒤에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또 내근직의 경우 영업일 중 하루라도 센터를 폐쇄하면 경고를 주기로 했다.

노조는 “3개월 간 지켜보면서 노조의 파업과 집회 등으로 미결률이 늘어나면 사실상 계약해지를 하겠다는 뜻”이라며 “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노동 3권이 전혀 없는 식물노조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단기간 계약연장을 한 통영·분당센터는 올해 1월부터 시작된 지회의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이 많은 사업장이다. 지회 관계자는 “이달 말 각 협력업체와의 계약만료를 앞두고 노조가 있는 사업장을 중심으로 단기 계약연장을 하는 곳이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에 삼성전자서비스측은 지난해 도급업무 성과가 떨어진 협력업체에 기회를 주기 위해 3개월간 계약을 연장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모든 협력업체와 재계약을 하기로 하고 이미 통보했다”며 “해당 업체들은 재계약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지난해 도급실적이 낮은 곳이어서 기회를 한 번 더 주기 위해 계약을 연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고객서비스의 중요성을 감안해 3개월간 최소 수준의 실적을 요구했는데, 노조가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해운대·아산·이천센터의 폐업결정을 위장폐업으로 보고 있는 지회는 17일 상경투쟁을 하고 이달 중 무기한 전면파업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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