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사합의로 올해 1월 중 무기계약직 2천명을 정규직 일반직군으로 모두 전환하기로 했던 외환은행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은행측이 전환자를 차등 분류할 것을 요구하면서 노사가 맞부딪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해 10월29일 무기계약직을 1월 중 6급 행원으로 전환하고, 올해부터 5급을 포함한 상위직급으로 승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은행은 그러나 1월 중 일괄 전환하기로 했던 합의 조항을 이행하지 않았다. 은행은 무기계약직을 6급 행원으로 전환하더라도 무기계약직을 운용하던 방식(로즈 A~C)에 따라 등급을 나눌 것을 요구하면서 금융노조 외환은행지부(위원장 김근용)의 반발을 샀다.

김근용 위원장이 지난달 20일 취임식에서 “합의정신에 기초해 1월 말까지 협상을 완료할 수 있도록 은행측의 성의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고 밝혔지만 협상은 진척되지 않았다. 지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은행이 실무협의 시작과 함께 기존 제도에 없는 새로운 제안을 했고 지금까지 그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며 “당초 (정규직) 전환을 위한 실무협의만 하면 될 것으로 예상했던 후속논의가 사실상 새로운 협상이 된 것은 전적으로 은행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지부 관계자는 “은행은 비용부담을 이유로 전환자에게 차등을 두겠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또 다른 차별을 낳을 수 있는 안을 새로 제출해 합의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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