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근
전국의료산업노련
위원장

제25대 한국노총 임원선거를 앞두고 한국노총과 우리의 노동현실을 되돌아봅니다. 노동권의 후퇴와 노동운동의 위기 속에 한국노총이 100만 조합원의 희망으로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있는지가 바로 이번 선거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선거에 입후보하신 여덟 분의 후보 모두가 이런 고뇌와 성찰 속에 입후보를 결심했을 것이고, 그 결단과 후보자들의 면면에 존경을 보냅니다. 모두 훌륭한 후보들이고, 한국노총과 100만 조합원을 지키겠다는 의지 또한 굳건한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선거에 임하면서 난세지영웅(亂世之英雄)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훌륭한 사람은 어느 때에나 있지만 결국 시대가 원하는 사람이 한 시대를 책임지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렇다면 시대의 요구, 조합원의 요구, 노동자의 요구를 온전히 품고 한국노총을 위기에서 구할 적임자는 누구인가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한국노총이 처한 위기는 원칙의 위기이자 소통의 위기입니다. 노동운동의 원칙이 흔들리고 조합원과의 소통이 단절될 때, 노총은 노총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난세’가 원하는 선장은 바로 원칙과 소신을 지킬 사람, 현장과의 막힌 소통의 길을 세심하게 살피고 그 돌파구를 찾아낼 사람이어야 합니다.

저는 오랜 시간 김주익·박대수 두 후보를 지켜봤습니다. 김주익 위원장 후보는 원칙과 강단에서라면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사람입니다. 부산버스노조 위원장 시절 부산시내 버스를 모두 세우며 ‘노동자가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는 것을 보여 준 사람이 바로 김주익 후보입니다. 그는 원칙 앞에서는 타협하지 않습니다. 아집이나 독선이 아닌, 원칙 앞에서의 고집은 100만 한국노총호를 이끌 선장에게 반드시 필요한 덕목입니다. 조합원의 생존권 앞에서는 타협하지 말아야 합니다. 권력과 자본의 사탕발림과 위협 앞에서는 타협하지 말아야 합니다. 쉽고 편한 길의 유혹 앞에서도 타협하지 말아야 합니다.

고집스럽게 노동운동의 원칙을 지키며 한국노총을 노동자의 희망으로 우뚝 세울 사람, 원칙과 소신, 약속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만이 바로 한국노총을 위기에서 구해 낼 적임자, 시대와 조합원이 원하는 적임자입니다. 저는 김주익 후보의 원칙과 강단, 강력한 의지만이 침몰하고 있는 한국노총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박대수 사무총장 후보는 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를 이끌며 늘 현장 곁을 지킨 사람입니다. 지역은 노동운동의 출발지이고 조합원들의 생활 터전입니다. 10여년간 지역에서 활동하며 박대수 후보는 살뜰하게 지역의 구석구석을 살폈습니다. 사업장 규모와 조합원의 수에 상관없이 구석구석을 누비며 소외되고 어려운 이들에게 손 내밀어 돌보는 일을 묵묵히 해 왔습니다. 지역노총에 여성위원회를 만들어 구호가 아니라 제도적으로 양성평등을 위한 여성활동을 펼쳐 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심함과 낮은 곳에서 터득한 연대의 원칙은 사무총국의 간부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데 큰 기반이 될 것입니다. 실무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실무자들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하며 조합원에게 봉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사무총장의 주된 역할입니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의 한국노총은 현장과의 소통은 물론 사무총국 간부동지들과의 소통도 원활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중앙보다는 현장을, 결정권자보다는 실무자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세심하게 소통하는 박대수 후보의 태도가 사무총국의 역량을 한층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국노총의 위기를 일일이 나열하자면 지면이 모자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위기 앞에 누구를 탓할 때가 아니라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역전의 열쇠임을 떠올려야 할 때입니다. 그것이 바로 '난세지영웅'의 참뜻입니다.

한국노총을 바로 세울 때는 엄격하고 날카로운 원칙으로, 현장과 소통할 때는 봄바람처럼 따뜻한 세심함으로, 한국노총을 위기에서 구할 김주익·박대수 후보조를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위기돌파! 희망노총! 현장 중심, 조합원 중심의 한국노총을 위해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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