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100억원대의 피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23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윤재 피죤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해 권고사직에 이어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화학섬유노조 피죤지회(지회장 김현승)에 따르면 피죤은 지난 3일 본사와 영업점 전 직원 120여명을 대상으로 공식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4일 오전 피죤의 일부 영업대리점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의사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승 지회장은 “회사는 경영상황에 대한 설명도 없이 희망퇴직을 고지했다”며 “그동안 어려운 근무환경 속에서도 회사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직원들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토로했다. 김 지회장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접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피죤은 지난 10월 영업·회계·구매팀 직원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진행해 지회의 반발을 산 바 있다.

피죤은 1978년 설립한 이후 섬유유연제업계 1위를 유지하다 이윤재 회장의 전 사장을 대상으로 한 청부폭행 사건 이후 소비자 불매운동으로 업계 3위까지 떨어졌다. 이에 피죤지회는 이 회장의 경영 은퇴와 더불어 전문 경영인을 둘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지회가 이날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9월 피죤 본사 강당에서 임직원들에게 “비록 병든 몸이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피죤의 재도약을 위해 제가 먼저 앞장서겠다”며 “우리 모두 일치단결해 더 좋은 피죤을 만들어가자”고 말해 경영복귀를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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