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우 기자

“네일아트는 하루 9시간·주 6일 일하고 받는 돈이 월 80만원입니다. 10년 가까이 일을 해도 자기 사업을 하지 않는 이상 (처우가 안 좋아) 길게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아닙니다.”<네일아트 직업교육생 서유란(24)씨>

청년유니온과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복지노동포럼이 지난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청년 당사자 대담’에서 취업난을 겪는 청년들의 증언이 쏟아졌다. 이날 대담에는 해외인턴십·내일배움카드·청년창업지원 등 정부지원을 통한 구직경험이 있는 청년들이 참석했다.

내일배움카드를 통해 직업훈련을 받은 정재영(30)씨는 “직업교육 자체가 미용·제빵·바리스타 등 서비스업종에 쏠려 있어 다양하지 않다”며 “여러 차례 상담을 받았지만 적성에 맞는 것을 찾아 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부로부터 창업지원금을 받은 최수범(24)씨는 “창업지원금을 받는 대회 경쟁률이 5대 1일 정도로 낮다”며 “상을 받기에 적합하지 않은데도 대회를 열었으니 상금을 주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노동통계연구실장은 ‘청년일자리대책 현황과 과제’ 발제를 통해 “직업능력개발기회 확대와 취업지원프로그램 확충으로 경제위기에 따른 청년실업자의 급격한 증가를 막는 단기적 성과는 있었다”면서도 “고용창출력 저하와 고학력화에 따른 일자리 미스매치 심화로 근본적인 고용개선효과는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이 실장에 따르면 청년층 고용률은 2002년 45.1%에서 지난해 40.4%로 하락했다. 반면 정부의 청년고용대책 예산은 2003년 3천612억원에서 2009년 9천648억원으로 매년 늘어났다.

오세연 청년유니온 홍보팀장(정책팀원)은 “청년일자리 예산이 제대로 쓰였는지 제대로 평가해 봐야 한다”며 “현실에서는 정부지원으로 취업을 해도 근로환경 문제가 남아 실업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청년유니온과 복지노동포럼은 다음달에도 실효성 있는 일자리 대책 마련을 위해 대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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