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삼성전자·애플 등에 칩을 납품하는 휴대전화 부품업체 (주)아모텍에서 노동자가 잇따라 사망하자 노동·시민단체들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본지 6월26일자 4면 참조>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과 인천지역 노동자 권리찾기 사업단은 26일 오전 인천 남동공단 아모텍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동시간단축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과로사가 반복될 것”이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아모텍에서는 최근 두 명이 과로로 숨지고, 한 명이 쓰러져 치료 중이다.

휴대전화 칩을 제작하는 칩 바리스터인 임아무개(31)씨는 지난 3월8일 뇌출혈로 쓰러진 뒤 15일 만에 숨졌다. 임씨는 사망 직전 3개월 동안 3일만 쉬며, 하루 12시간씩 주야 맞교대로 일했다. 3월 첫째 주에 그가 일한 시간은 84시간이나 됐다. 사망 직전 6개월간 일한 시간은 319시간으로 법정근로시간보다 152.3시간을 초과했다. 근로복지공단도 임씨의 과로사를 인정해 지난달 업무상재해 판정을 내렸다.

이들 단체는 "삼성전자 등 원청은 4조3교대로 운영되지만 인력이 부족한 하청사인 아모텍은 원청사가 요구한 물량을 맞추기 위해 12시간 주야 맞교대로 일할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구조적 문제로 하청노동자들이 과로사로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임씨가 사망한 날 사무직 권아무개(35)씨도 자택에서 갑자기 숨졌다. 유족들은 업무상재해라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한 상태다. 올해 1월에는 도금공정을 하던 A(55)씨가 뇌경색으로 쓰러져 치료를 받고 있다.

반올림 관계자는 "노동자들이 살인적인 장시간 근무를 하게 한 책임자를 처벌하고 노동시간을 줄이는 등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타까운 과로사가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 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아모텍을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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