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27일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등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니를 세운 인사와 주주 등 7명의 명단을 추가로 공개했다.

명단에는 최은영 한진해운 홀딩스 회장과 조용민 전 대표이사, 황용득 한화역사 사장이 포함됐다. 조민호 전 SK증권 부회장과 조 전 부회장의 부인 김영혜씨, 이덕규 전 대우인터내셔널 이사와 유춘식 전 대우폴란드차 사장도 이름을 올렸다.

최은영 한진해운 홀딩스 회장과 조용민 전 대표이사는 2008년 10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와이드 게이트그룹'이라는 유령회사를 설립했다. 황용득 한화역사 사장은 96년 2월 영국령 쿡아일랜드에 '파이브 스타 아쿠 트러스트'라는 회사를 만들고, 이 회사에 연결된 '파이브 스타 아쿠 리미티드'라는 회사를 통해 아파트 두 채를 사들인 뒤 되팔아 235만494달러의 수익을 챙겼다.

조민호 전 SK증권 부회장은 96년 1월 버진아일랜드에 본인을 등기이사로, 익명의 인물 1명을 주주로 내세운 '크로스브룩 인코퍼레이션'이라는 업체를 세웠다. 이 회사의 서류상 발행 주식은 단 1주에 불과한데, 이를 조 전 부회장의 부인 김영혜씨가 취득했다.

대우그룹과 관련된 2개의 유령회사도 공개됐다. 2005년 7월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콘투어 퍼시픽'은 이덕규 전 대우인터내셔널 이사가 단독 등기이사 겸 주주로 등재돼 있다. 유춘식 전 대우 폴란드차 사장이 2007년 버진아일랜드에 세운 ‘선 웨이브 매니지먼트’도 공개됐다.

이에 대해 정치권은 “재계의 추락한 도덕성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이를 악용해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거나 비자금을 조성할 때 동원하는 역외탈세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논평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경제 주체들이 상생할 수 있도록 대기업은 탈법 경영이 아닌 정도 경영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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