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 모터스(지엠)가 통상임금과 주간연속 2교대제를 이유로 한국을 고비용 국가로 분류하면서 한국지엠 노사가 올해 임금교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일 노사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6일까지 네 차례 진행된 임금교섭에서 핵심쟁점인 국내공장 물량확보 등 발전방안과 내년으로 예정된 주간연속 2교대제 실시방안을 놓고 노사가 현격한 인식차를 드러냈다.

지부는 신차와 신형엔진·변속기 생산에 이어 개발계획을 포함한 발전전망 계획을 밝힐 것을 요구했지만 회사측은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지부는 지엠 본사가 추진 중인 ‘GMK 20XX 계획’이 한국공장을 경·소형차 중심의 개발·생산기지로 전환시켜 고용불안을 부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GMK 20XX 계획은 2014년형 크루즈 생산지에서 군산공장을 제외하고 중형·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생산하던 부평공장을 소형차 중심의 생산공장으로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주간연속 2교대제와 관련해 비용부담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노사가 인식차를 보이는 이유는 지엠이 올해 2월부터 한국을 대당생산비용이 많이 드는 고비용 국가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지엠은 특히 통상임금 소송과 주간연속 2교대제를 고비용 국가로 분류한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한국지엠은 지부 조합원 1만600명이 집단으로 제기한 통상임금 반환소송에서 회사측이 패소할 것으로 가정한 뒤, 지난해 결산에서 8천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처리해 3천400억원의 영업이익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결론냈다.

통상임금 산정범위 확대와 주간연속 2교대제로 인해 비용부담이 늘어난 것을 강조하면서 국내공장 물량축소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대니얼 애커슨 지엠 회장이 방미 중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주문했던 논리가 노사 임금교섭에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지부 관계자는 “지엠의 고비용 타령은 이미 예상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에서 한 발언으로 교섭이 꼬이고 있다”며 “이달 말까지 교섭을 한 뒤 쟁의행위 등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