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나눔을 통해 자립할 수 있게 하고 제 각기 가진 꿈과 재능을 찾아가는 데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됐으면 합니다."

조금득(35·사진) 토닥토닥 협동조합(토토협) 대표가 밝힌 포부다. 지난달 23일 출범한 토토협은 청년에게 소액대출을 해 주는 청년연대은행(cafe.daum.net/ybank1030)이다. 조금득 대표는 지난 20일 오전 홍대 인근 사무실에서 <매일노동뉴스> 와 만나 "생활자금 대출과 재능나눔으로 청년들이 자립할 수 있게 돕는 생활안전망"이라고 토토협을 소개했다.

토토협은 조합원들이 매달 출자금을 모아 그 돈으로 급전이 필요한 조합원에게 소액대출을 해주는 공제조합이다. 조합원들의 자립 의지와 신뢰가 없으면 무너지는 구조다. 게다가 지역·직장별 협동조합이 아닌 세대별 협동조합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 협동조합 전문가를 비롯해 지인들 모두가 토토협 출범을 반대하고 나선 이유다.

청년유니온이 처음 발족할 때도 그랬다. 조 대표는 청년유니온 1기 사무국장이다. 청년유니온은 30분 피자배달제·커피전문점 주휴수당 미지급 실태·노조법 개정 문제를 공론화시켰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에는 노년유니온 발족으로 이어졌다.

“저임금 불안정 노동에 시달리는 청년과 함께하며 자립을 돕는 긴급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생겼어요. 무엇보다도 사회적 고립감에 발버둥치는 청년들의 외로움을 해소할 공간이 절박함을 느꼈습니다.”

문제의식을 공유한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마음을 모았다. 사회적 기업 에듀머니 등을 만나 자문을 얻고 공부도 했다. '월급이 통장을 스쳐 지나가고 빈 지갑만 덩그러니 남는' 현실에서 다양한 청년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현재 조합원은 232명. 이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은 1천400만원이다. 기업과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조합원 스스로 마련한 출자금이다. 조합원 가입 기준은 15~39세 청년. 그 이상 연령대도 취지에 공감하면 명예 조합원이 될 수 있다. 토토협 대출을 받으려면 조합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매달 5천원에서 5만원씩 출자금을 내고, 재능나눔 등의 조합활동을 해야 한다. 조합원은 최소 20만원에서 5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조합활동은 예컨대 외국어 등을 전공한 조합원이 학원에 다닐 수 없는 다른 조합원을 가르쳐주거나 이삿짐을 날라주는 일이다. 조합원 자격에 '조합활동'을 명시한 이유는 토토협의 철학이 공동체 정신이기 때문이다. 일본 소액대출기관 '반빈곤 네트워크'와 서울 동자동 쪽방촌 '사랑마을 공제조합'이 신뢰를 바탕으로 상환율 100%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모델이 됐다.

조 대표는 "토토협이 단순한 소액대출 기관을 넘어 청년들의 꿈을 토닥여 주고 사회적 관계를 맺어 주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토토협은 청년을 위한 맞춤 재무상담 교육도 한다. 올바른 재무관리로 경제적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그는 "꿈과 재능이 있어도 비용과 용기가 없어 포기하는 청년들이 재능과 신뢰를 나누며 서로 응원해 주는 생활협동조합이 됐으면 한다"며 "청년들이 꿈을 꾸게 되면 그 꿈은 세대를 넘어 함께 꾸는 꿈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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