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퇴출대상자 명단에 포함돼 2011년 해고된 후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으로 지난해 복직한 원병희(51)씨에 대해 KT가 또다시 원거리 인사발령을 단행해 보복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공공운수노조 KT지부(지부장 이해관)에 따르면 KT는 원씨를 이달 2일 전주지사에서 포항지사로 발령냈다. KT는 정당한 업무지시 거부·교육 무단 불참·허위사실 유포 등을 이유로 2011년 6월30일 원씨를 해고했다. 원씨는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고, 지난해 3월 중노위로부터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 KT는 이행강제금 500만원을 납부하고 원씨의 복직을 미루다 결국 같은해 7월31일 원직복직시켰다.

그런데 KT는 지난해 10월 지시사항 불이행과 해고기간 중 활동을 문제 삼아 원씨에게 3개월 정직 징계를 내렸다. 정직 징계가 끝난 지 한 달 만에 다시 비연고지인 포항으로 원거리 전보발령을 낸 것이다. 원씨는 “자택이 있는 전주에서 포항지사까지 편도로 4시간 걸리는 거리라 출퇴근이 불가능하다”며 “회사에서는 사택 지급 여부도 정해진 바가 없다고 해서 찜질방이나 여관을 전전하며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KT 퇴출대상자였던 곽제복(51)씨가 지난달 18일 자택이 있는 충북 청주에서 전북 전주지사로 출근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은 사례도 있다. 조광복 공인노무사(청주노동인권센터)는 “KT에서는 회사측의 눈 밖에 난 사람들을 원거리로 발령하는 것이 구조적으로 정착화돼 있다”며 “특정 직원을 괴롭히는 방안으로 원거리 발령을 이용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지부는 “원병희씨에 대한 이번 인사조치는 아무런 합리성을 갖추지 못한 인사권을 앞세운 불법적 부당노동행위이자 인권침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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