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열리는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특별교섭이 연내 타결이냐, 장기화냐를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위원장 박상철)와 현대차지부(지부장 문용문)는 "회사가 전향적인 안을 내놓으면 연내 타결을 시도하되, 그렇지 않으면 특별교섭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불법파견 당사자인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지회장 박현제)는 "사내하청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투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26일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 24일과 25일 노조와 정규직지부, 비정규직지회 간 간담회가 잇따라 열렸다. 박상철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근속을 인정하고 공정을 유지하는 방식의 정규직 채용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용대상은 1차 생산직 사내하청 6천800여개 공정으로 하고, 선발규모는 노사협의 결과에 따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정규직지회는 "1차 사내하청 노동자뿐만 아니라 2·3차 사내하청 1만3천여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와 지회의 요구수준이 차이가 난다. 현대차지부 역시 노조가 제시한 방안에 동의하고 있다. 이달 25일 열린 정규직지부-비정규직지회 간담회에서 이 같은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비정규직지회 관계자는 "비정규직의 법적 권리를 제한하는 방안이어서 노조 제안에 동의할 수 없다"며 "당사자인 비정규직지회와 합의 없이 노조와 정규직지부가 회사와 협상을 마무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비정규직지회와 두 차례 간담회를 통해 기존의 6대 요구안을 내용적으로 확보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비정규직지회가 6대 요구안에 대한 수정불가 입장을 밝혔다"며 "27일 열리는 교섭에서 회사가 전향적인 안을 제출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의 교섭은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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