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가 산업은행그룹이 보유한 한국지엠 지분 인수를 타진하자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5일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지부장 민기)는 "지엠이 17.02%의 산업은행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한국지엠을 100% 자회사로 만들고 싶어한다"며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팀 리 지엠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강만수 산은그룹 회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산업은행의 한국지엠 지분을 사들이겠다는 의사를 구두로 전달했다. 이날 지엠측은 한국지엠 지분 17.02%(7천70만6천150주)와 상환우선주 전량(32만5천414주)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지엠의 나머지 지분 82.98%는 지엠 계열사들이 가지고 있다. 지엠이 선언한 대로 산업은행 보유지분을 인수하면 한국지엠을 100% 자회사로 만들 수 있다. 현재 산업은행은 △지엠이 한국에서 철수하더라도 지엠대우가 개발한 소형차 기술을 이전받아 생산할 수 있는 권리 △지엠의 일방적인 경영권 행사를 견제할 수 있는 주주총회 특별결의안건 거부권(비토권) △산업은행 사외이사 3명 추천권을 가지고 있다. 지엠이 산업은행 지분 인수에 나선 것을 둘러싸고 정부가 '먹튀'를 방지하기 위해 설정한 견제장치에서 벗어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부 관계자는 "한국 국민들과 한국지엠 조합원 대부분이 지엠을 불신하고 있다"며 "지금은 지분인수가 아니라 한국지엠에 대한 투자확대와 발전전망을 제시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다만 지부는 지엠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면서 채권단과 납품업체에 지급해야 할 돈 대신 발행한 부채 성격의 우선주는 즉각 상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부는 "이자비용을 줄이기 위해 우선주 조기상환에는 찬성하지만 상환주체는 한국지엠이 아니라 지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부는 조만간 산업은행에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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