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대선후보 순차토론회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거부로 무산위기에 처한 것과 관련해 4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박 후보를 향해 일제히 집중포화를 가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도 “박 후보의 오만이 하늘을 찌른다”고 비판했다.

김현미 문재인 캠프 소통2본부장과 신경민 미디어단장은 이날 오전 영등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후보자 TV토론과 대담이 일부 후보의 불참과 소극적 태도로 모두 취소되거나 유보됐다”며 “이러다가는 국민이 이번 대선에서 공직선거법상 3회의 법정토론을 제외하고는 어떤 TV토론도 볼 수 없을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정연순 안철수 캠프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3자 토론도 아닌 자신의 입장과 국정방향을 밝히는 순차토론도 거부하는 후보가 지도자로서 자질과 능력이 있는지 박근혜 후보는 국민 앞에 대답을 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은 “KBS 자체 사정에 의해 연기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단장은 “순서에 있어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쪽 의견을 들어서 먼저하고 그 다음에 우리가 하겠다는 의견을 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KBS본부의 설명은 다르다. KBS본부는 성명을 통해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출연을 약속한 상황에서 박근혜 후보가 출연의 전제조건으로 토론 순서 마지막날을 주거나 자신만 별도의 날짜를 잡아 달라고 요구했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토론 자체를 거부한 것”이라고 밝혔다. KBS본부에 따르면 이 같은 상황에 대해 KBS 토론방송위원회가 “(박 후보를 제외한) 문재인·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만 초청토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사측은 이를 묵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본부는 “국민과 약속한 대로 다른 두 명의 후보만을 초청해 예정대로 유권자들과 만나게 하면 된다”고 촉구했다.

KBS ‘2012년 대선후보 초청토론-질문 있습니다’는 13일부터 3일간 생방송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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