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12만 볼트 송전탑에 까치집. 씻지를 못해 머리에도 까치집. 회유와 협박에는 황소고집,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최병승씨와 천의봉씨가 철탑에 올라 꿈쩍 않는다. 그 아래 천막집이 줄지었다. 집회가 잇따랐다. 지난 26일 서울·부산·전주·아산 또 어디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 목 꺾어 바라봤고, 목청껏 외쳤다.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 살던 김진숙씨의 구호였다. 어둔 밤 철탑에서 불이 반짝, 그 아래 서성이던 사람들 그 불빛을 유심히 살폈고 기타 치며 노래하던 사람들 노숙을 준비했다. 철탑 위 두 사람은 이날 조금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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