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원만 좀 빌려 주세요.”

"36개월 무이자로 3억원을 빌려 달라"는 내용의 메일 한 통이 지난 15일 <매일노동뉴스> 앞으로 왔다. ‘거금’ 3억원을 이렇게 겁 없이 빌려 달라는 이가 누굴까. 발신인을 보니 인권재단 사람(상임이사 박래군)이다.

메일을 보낸 활동가 정민석씨는 16일 “애물단지 같던 인권센터 건립이 시민들의 참여로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며 “그동안 5억원의 기금이 모였고, 이 금액을 종잣돈으로 최근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한 2층 단독주택을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잔금을 치르고 리모델링 등 인권센터가 문을 열기 위해서는 건립비용이 더 필요하다”며 “1구좌 100만원씩 후원을 해 주면 3년 뒤 원금을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100만원을 후원했을 경우 3년간 연이율 4%, 약 12만원 정도 되는 이자를 인권센터 기금으로 기부하고 3년 뒤 원금을 돌려받는 식이다.

인권재단 사람이 2010년 10월부터 추진한 인권센터 건립은 변변한 회의실과 사무실 하나 꾸리지 못하는 인권단체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활동가들은 교육장·회의실·인권단체 인큐베이팅실·인권도서관·공연장 등 인권감수성을 틔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진보인사들을 초청한 주춧돌 강연회·미술 전시회·기적의 저금통 모금운동 등을 통해 시민들의 자발적 후원을 이끌어 냈다.

정씨는 “1차 목표는 11월30일까지 300명으로부터 100만원씩 3억원을 모금하는 것”이라며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모금도 중요하지만 인권센터가 지역과 공간을 활용해 인권의 영역을 어떻게 더 넓혀 나갈지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자세한 내용은 전화(02-363-5855)로 문의하면 된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