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노련

배스킨라빈스 하청업체 서희산업 노동자들이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보장받고 2일 파업을 철회했다. 지난 5월9일 파업에 돌입한 지 86일 만이다.

비알코리아·서희산업·서희산업노조·화학노련은 전날 저녁 경기도 이천의 한 호텔에서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데 이어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노사합의안 조인식을 가졌다.

원청기업과 하청업체 노사가 함께 서명한 이번 합의의 핵심은 ‘원청업체 정규직에 준하는 고용보장’이다. 서희산업노조가 원청인 비알코리아로의 소속 전환을 요구하지 않는 대신 비알코리아와 서희산업은 노동자들의 정년(만 57세)을 보장하기로 했다. 노동자들이 근무하고 있는 비알코리아 음성공장의 생산수급사가 변경되더라도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는 보장된다. 노조와 협의 없는 인위적인 인력감축도 금지된다.

노사는 서희산업 노동자의 처우개선에도 합의했다. 서희산업과 비알코리아 직원 간 불합리한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임금과 복지수준을 맞추기로 했다. 서희산업 내 임금 불균등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연봉제를 적용받아 온 일부 직원의 급여체계를 시급제로 전환한다는 데 합의했다.

노사는 이와 함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와 형사 고소·고발, 부당노동행위와 노동관계법 위반 진정건을 취하하기로 했다. 노조는 비알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불법파견 고발도 취하할 계획이다.

이강윤 서희산업노조 위원장은 “원청업체로의 직접고용을 쟁취하고 싶었지만 자본과 권력 앞에 한계를 느꼈다”며 “그래도 이번 합의로 조합원들이 그동안 받아 온 차별과 설움이 어느 정도는 해소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원청의 직접고용 합의 이행을 관철하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원청과의 불합리한 차별해소와 고용보장이라는 약속을 받아 냈다”며 “이번 파업을 계기로 불법하도급 근절과 하청업체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하는 논의가 정치권에서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희산업 노동자들은 일주일간의 여름휴가를 보낸 뒤 9일 현장업무에 복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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