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 보라매병원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들이 생활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31일 파업에 돌입한다.

보라매병원 하청업체노조인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보라매민들레분회(분회장 최용식)는 30일 정오 서울 동작구 보라매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생활임금 인상과 휴게실 충원, 부당노동행위 근절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3월 분회를 창립한 이래 처음으로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분회는 총액 15만2천원 임금인상을 제안했으나, 사측은 총액 10만원 인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인력과 휴게실 확충, 부당노동행위 근절에 대해서는 사측이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노사는 지난 26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마지막 조정회의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분회는 "하청업체인 두잉씨앤에스가 도급계약서상 지급해야 할 금액보다 적게 인건비를 제시하고 나머지 요구에 대해서도 대안을 제시하지 않아 교섭이 결렬됐다"며 "교섭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보라매병원이 파업시 인력투입 훈련을 시키며 파업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분회에 따르면 병원과 하청업체가 맺은 1인당 도급비는 214만6천원인 데 비해 청소노동자들의 임금은 세금공제 후 실수령액이 110만원(5년차)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환자이송 노동자들의 임금도 같은 일을 하는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165만원을 받는데, 보라매병원에서는 128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분회는 "국립서울대병원이 위탁운영하는 시립 보라매병원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은 시립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라며 "매년 100억원 이상 세금을 지원하는 서울시는 하청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해 도급비가 제대로 사용되는지 감독하라"고 촉구했다.

최용식 분회장은 "무엇보다도 하청업체와 원청이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조합원들의 감정을 자극해 쟁의행위를 부추기는 행태를 보인 것에 분노하고 있다"며 "31일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사측이 책임 있는 노력을 다할때까지 투쟁수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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