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고용노동부 업무보고를 받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쌍용자동차 사태와 삼성반도체 백혈병 문제를 논의할 소위 구성을 놓고 여야가 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환노위 야당 위원들은 2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가 소리 없이 죽어 가는 현실은 특정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사회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여야를 막론하고 문제 재발을 막기 위해 본연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로 22명이 자살로 소중한 생명을 마감했고, 삼성 백혈병 등 산재와 자살로 56명이 죽음에 이르렀다”며 “새누리당이 진정 국민을 사랑하고 위한다면 절박한 노동문제를 외면하지 말고 소위 구성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여당 위원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치권이 개별 사업장 노사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의 발언과 재계의 반발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야당 위원들도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이번 소위 구성은 재계와 일부 보수언론이 우려하는 것처럼 여소야대 환노위의 횡포도 아니고, 개별기업의 사안에 개입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당 일각에서는 "야당이 개별 사업장마다 소위 구성을 요구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소위를 구성하지 않고 청문회 등을 통해 문제를 풀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26일 노동부 첫 업무보고가 이뤄지는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여야가 이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협상의 여지는 있다. 공은 여야 간사에게 넘어가 있는 상태다. 여당 간사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당정협의에서 두 개 소위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이전에 다시 한 차례 여야 간사가 협의를 갖고 막판 절충안을 찾을 가능성도 상존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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