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대주주인 인도의 마힌드라&마힌드라가 기술력을 빼낸 후 '먹고 튀는' 제2의 상하이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어 신차 투자계획을 승인했다. 쌍용차는 대주주인 마힌드라와 공동으로 1천600시시(cc)급 소형 크로스오버 차량(CUV) 개발에 나선다. 쌍용차가 신차 개발에 나선 것은 지난해 3월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쌍용차는 엔진개발 등을 포함해 총 2천958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그런데 투자자금 조달방안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회사측은 "쌍용차가 자체적으로 마련하되 필요한 경우 마힌드라가 지원하는 방식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개발 과정에서 기술적인 부분은 쌍용차와 마힌드라가 협력한다. 쌍용차는 2016년까지 총 4가지 신모델을 개발할 예정인데, 신모델의 플랫폼은 마힌드라와 모두 공유하기로 했다. 투자자금 조달방안은 모호하게, 기술공유는 명확하게 규정한 것이다.

만일 쌍용차가 대규모 신규투자를 한다면 2009년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난 2천500여명의 무급휴직자들이 회사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일까. 현실은 암담하다. 회사측은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 주선으로 오는 10일 금속노조 쌍용차비정규직지회와 대화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측은 그러나 무급휴직자 복귀 문제와 관련해 "연간 16만대 생산으로 2교대 근무가 이뤄질 2014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

쌍용차 노동자들이 마힌드라가 기술유출로 회사를 부실하게 만든 상하이차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는 이유다. 김남섭 노조 쌍용차지부 사무국장은 "상하이차 체제 때도 예산을 확보하지 않은 투자계획을 발표했고, 결국 적자규모를 줄이기 위한 자금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쌍용차가 강점을 갖고 있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아니라 소형 CUV을 신차 모델로 선택한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인도 현지생산을 염두에 둔 신차개발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힌드라는 올해 렉스턴을 시작으로 내년에 코란도C 등을 인도 차칸공장에서 반제품 조립방식으로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