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훈 기자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민후보의 당선은 일대 혁명이었다. 기존의 정당정치를 뛰어넘는 시민정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박원순 후보 당선의 배경에는 오세훈 전 시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 오 전 시장은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주민투표를 강행했지만 결국 투표율 33.3%를 넘지 못해 개표조차 하지 못했다. 그는 "주민투표에서 패배할 경우 사퇴하겠다"고 공언한 대로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박원순 후보의 당선에는 ‘안철수 현상’이 1등 공신으로 꼽힌다.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박근혜 대세론’을 한순간에 무너뜨리고 야당조차 존재감을 상실하게 만들었다. 야권연대의 위력도 확인됐다. 박원순 후보 선대위에는 민주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국민참여당·진보신당 등 야당과 노동·시민운동 진영이 대거 참여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내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박원순 후보의 당선은 야권에 많은 힌트를 주고 있다. 야권이 ‘반한나라’를 기치로 뭉치기 시작한 동시에 시민사회 진영이 대거 정치로 결합하기 시작한 것이다.

민주당·시민통합당·한국노총이 모여 민주통합당을 만들었고, 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통합연대가 합쳐 통합진보당을 출범시켰다.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와 김기식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도 민주통합당에 합류한 뒤 지도부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첫 시민후보 시장답게 새로운 정치실험을 해 나가고 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거버넌스(협치)"를 강조했다. 그가 꾸려 갈 공동지방정부가 어떤 성과를 도출할지 주목된다. 박 시장은 서울시 비정규직 2천8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히는 등 비정규직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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