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회, 매주 수요일이면 어김없던 시위가 14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이어졌다. 20여년째다. 참가자도 취재진도 많아 발 디딜 곳 없었다. 사람들 노래를 부르고 시를 읽고 구호를 외쳤다. "사과하라" 그 한마디, 구호는 짧았다. 저마다 준비한 선전물을 오래 들고 벌섰다. 할머니는 울었다. 트위터 이용자들이 모금해 마련한 '희망 승합차'가 부르릉, 다리 아픈 할머니들을 모셨다. 치마저고리 차림 소녀 모습을 한 '평화의 비'가 대신 자리를 지켰다. 말없이 일본대사관을 향했다. 옆자리, 누구든 앉으라고 비워 둔 거기 교복 차림 소년이 앉았다. 굳게 쥔 손에 슬쩍 제 손을 올렸다. 다음주에 또 오겠다는 약속을 수줍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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