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복수노조가 지난달 31일 부분파업에 돌입했지만 이후 교섭이 재개되지 않으면서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다.

10일 노동계에 따르면 공공운수노조 전국사회보험지부(지부장 최재기)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장노조(위원장 성광) 소속 전체 조합원 9천600여명 가운데 지난 9일까지 4천400여명이 순환 부분파업에 동참했다. 지난달 31일 서울지역을 시작으로 이달 들어서는 충북(3일)·인천(8일)·경기지역(9일) 조합원들이 파업을 벌였다.

조합원들은 파업 당일 서울 공단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9일 오전 공단 앞마당에서 열린 결의대회에 조합원들은 △연대투쟁으로 실질임금 쟁취 △연봉제 저지 및 차별임금 해소 △신규인력 충원을 통한 노동강도 해소 △해고자 원직복직 △정년차별 철폐 등을 결의했다.

파업이 장기화하는 이유는 공단이 정부의 공공기관 임금 가이드라인인 4.1%를 고수하는 데다, 이사장 자리가 공석이어서 교섭에 진전이 없기 때문이다. 두 노조는 임금총액 14% 인상을 주장하다 10% 인상으로 수정안을 제시한 상태다. 반면 공단은 4.1% 인상을 고수하고 있다. 3급 직원에 대해 성과연봉제를 실시하자는 공단 요구에 대해서도 노조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1·2급은 성과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다.

직장노조 관계자는 “4.1% 인상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1·2급의 임금은 동결하고 하위직급 인상률을 높이는 하후상박 원칙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15일에는 강원지역 조합원들이 순환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는 16일 공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투쟁전술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부는 공단 이사장 인선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사장 임면권자인 대통령의 결정만 남아 있다. 현재 유력한 후보로 김종대 전 보건복지부 기획실장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의원들이 공단 이사장 공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은 “김종대씨는 이사장으로 적합한 인물이 아니다”며 “재공모를 통해 적합한 인물이 이사장으로 임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99년 복지부 재직 당시 건강보험 통합에 반대하다 직권면직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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