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갑게 마주앉아 우린 메신저 대화 삼매경. 뉴스를 보고 메일을 읽는다. 지난 글 놓칠까 틈틈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꼼꼼히 살핀다. 댓글을 남긴다. 그도 귀찮을 땐 '좋아요' 버튼 꾸욱 눌러 기어코 흔적을 남긴다. 사진을 찍고 게임을 하며 때론 음악을 듣는다. 따르릉 우렁찬 벨소리에 화들짝 놀라 그제야 이건 전화기였지. 수화기 너머 직장상사 업무지시가 꽈르릉 천둥처럼. 다시 메일을 확인하고 게시판을 훑어 가며 밀린 일도 뚝딱이다. 똑똑하다. 기특하다. 감탄사 되뇌곤 우리 또 뉴스를, 음악을, 이메일을 보고 듣고 살핀다. 가까이 마주앉아 우린 저마다 바쁘다. 전화와 문자면 충분하다며 오래 버틴 한 선배도 끝내 24개월 약속의 땅을 밟는다. 디지털 노마드의 땅. 그곳 살가운 우리 만남은 유선이 아니야. 우연도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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