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설을 위한 기초작업을 준비하던 펌프카 노동자가 공사장 개구부에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31일 건설노조와 서울 영등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30일 오후 1시40분께 영등포 양화동 영등포 정수센터 공사장에서 펌프카 노동자 심아무개(53)씨가 세팅작업을 진행하던 중 7미터 높이의 개구부로 추락했다. 이후 이대 목동병원으로 후송됐으나 31일 새벽 5시에 사망했다.

개구부는 건설현장에서 환기·통풍·건설자재 전달 등을 위해 벽을 치지 않은 창이나 구멍을 말한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개구부에 추락방지난관 등 안전시설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건설노조의 현장조사에 따르면 추락에 대비한 안전시설이 미흡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현장을 조사한 김영선 노조 펌프카분회장은 "펌프카 기사가 세팅작업을 준비할 때는 현장을 잘 아는 소장 등의 안내를 통해 함께 현장에 들어가고, 개구부에는 추락을 대비한 안전난관이 있어야 하는데 천막으로 덮여 있을 뿐 건설사의 안전관리·감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래대로 3인1조로 한 팀을 이뤄 작업을 진행했다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현장에 안전관리자도 없는데 기사 혼자서 운전과 작업준비·안전관리 등 1인3역을 하다 사고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심씨가 세팅을 준비하던 중 공사장에 널려져 있던 철제 등을 치우다 갑자기 떨어진 것으로 보이며,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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