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농의 딸로 스물다섯 살에 한진중공업 첫 여성용접공이 된 김진숙. 이제 쉰두 살의 그가 홀로 지키는 크레인은 우리 시대 모든 양심을 지키는 희망의 등대가 됐습니다. 이 등대가 외롭지 않도록 부산으로 갑시다. 김진숙이 이깁니다. 희망이 이깁니다."

3차 희망의 버스가 또다시 부산으로 향한다. 희망의 버스 기획단은 1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큰 희망을 담아 이달 30일 3차 희망의 버스를 김진숙과 한진중 해고자를 향해 띄우겠다"고 밝혔다. 기획단은 이날 "더 많은 지역에서 출발해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 부산 전역에서 춧불행진을 벌일 것"이라며 "절망의 차벽 앞에서 다시는 눈물 흘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앞장서 3차 희망의 버스 참가단을 조직하겠다"며 "이번에는 기필코 한진중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결의로 더 많은 조합원이 함께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부터 한진중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무기한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희망의 버스 기획자인 송경동 시인은 "3차 희망의 버스를 준비하면서 김진숙을 살리고 한진중 문제를 해결하며 나아가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행동을 조직하겠다"고 말했다. 기획단은 이를 위해 이달 30일까지 지역별로 촛불문화제를 열고 1인 시위·사이버 시위 등을 하면서 여론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기획단은 희망의 버스와 상관없이 김진숙 지도위원을 농성 중인 85호 크레인 연대방문을 꾸준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2차 희망의 버스를 폭력으로 진압한 책임을 물어 조현오 경찰청장과 서천호 부산경찰청장의 파면을 촉구하는 국민서명운동을 벌이는 한편 한진 계열사 항의·규탄 행동도 조직할 예정이다.

한진중 정리해고자인 김병철씨는 "김진숙 지도위원은 반드시 살아 이 땅에 내려와 희망을 전하는 메시지로 우뚝 서야 한다"며 "희망의 버스가 부산으로 향해 희망을 나누고 희망을 가져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기획단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진중측이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30일 부산은 제2의 광주, 제2의 촛불광장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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