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진보정당 통합을 위해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권 의원은 22일 오전 국회 본청 민주노동당 원내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건설될 통합 진보정당에서 어떤 당직과 공직도 맡지 않겠다”며 “백의종군하면서 오직 통합의 길에 몸을 던지겠다”고 밝혔다. 이날 불출마 선언은 26일 진보신당 임시당대회를 앞두고 진보정당 통합이 성사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 의원은 “진보대통합으로 새로운 기운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살얼음판인 상황”이라며 “(양당이) 양보하며 통합의 길, 더 큰 진보정당으로 나아가는 길을 택해 달라”고 당부했다. 진보정당 통합이 살얼음판을 걷듯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불출마 선언'이라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며 진보정당 통합 과정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설명이다.

권 의원은 진보정당 통합이 "(내년 총선 당선이라는) 사심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며 “통합이 될 때 불출마를 하겠다고 했는데 통합에 실패했을 때 어떻게 출마를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권 의원은 통합 진보정당이 ‘도로 민노당’이 아니라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기존 민주노동당에 함께하지 못한 진보적 지식인·시민사회·민중조직들이 통합 진보정당 건설에 함께하고 있다”며 “통합 진보정당이 야권연대를 선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의원은 그러나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과거 민주노동당은 참여정부와 정책적 대립을 해 왔다”며 “이것이 청산되지 않고 참여당 통합 논의가 튀어나와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지난 분당사태와 관련해 사과도 했다. 권 의원은 “2007년 당내 정파관계의 중재자였던 제가 대선 경선에 나서면서 중재자 역할을 버렸다”며 “그 결과 당내 갈등이 더욱 심각해지고 그것이 분당으로 이르는 길목이 됐기에 양당 당원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