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업체에서 관리자로부터 상시적인 성희롱을 당하고,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여성 비정규 노동자가 21일 저녁 서울 중구 여성가족부 앞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피해자는 자신의 복직과 가해자 처벌이 이뤄지는 날까지 농성을 지속할 계획이다.

피해자가 농성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날 오전 금속노조와 여성단체 회원들은 여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가 성희롱에 해고까지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간접고용 비정규직이라는 처지 때문에 보호는커녕 계속된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며 “남녀고용평등법도 무용지물인 여성 비정규 노동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는 관련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현미 금속노조 부위원장 등 대표자 3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여가부 관계자와 면담을 갖고 “고용노동부 등 유관부처와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여가부는 관계자는 “고용노동부·국가인권위원회 등과 함께 대책회의나 간담회를 추진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겠다”고 답했다.

한편 피해자는 지난 2009년 금양물류라는 사내하청업체에 근무하며 업체 조장과 소장으로부터 수차례에 걸친 언어적·신체적 성희롱에 시달렸다. 피해자는 직장동료에게 고통을 호소했지만, 오히려 회사는 “회사 내 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며 피해자를 징계해고했다.

이와 관련해 국가인권위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2명의 성희롱 가해자와 금양물류 대표가 피해자에게 각각 보상을 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언론 등에 성희롱 피해자를 징계해고한 사실이 알려지자 금양물류는 ‘대표의 건강악화’라는 석연치 않은 이유를 대며 폐업했다. 신규업체인 ㅎ기업은 피해자를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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