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 시행에 따른 노조활동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지난 9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안에서 자살한 고 박아무개(49)씨의 발인이 13일 새벽 5시 충남 아산 온양장례식장에서 진행된다. 고인의 시신은 경남 양산 솥발산 묘역에 안치된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지부장 이경훈)는 12일 오후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확대운영위원회를 열고 고인에 대한 장례절차를 논의했다. 지부는 이번 장례를 ‘노동조합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13일 새벽 발인을 마친 뒤 같은날 오전 10시 현대차 아산공장 내 민주광장에서 영결식을 치른다. 이어 경남 양산 솥발산묘역으로 이동해 하관식을 진행하는 것으로 장례절차를 마무리한다.

노사는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마라톤협상을 벌인 끝에 11일 새벽 4시께 △유족 위로금 지급 △미망인 취업알선 △실명 거론자 관련 정도에 따른 조치 △공장장 명의 담화문 게시 △단협과 노사관계 합의서 준수와 조합원 활동 보장 등 5개안에 합의했다. 이날 새벽 6시부터 아산공장의 조업이 정상화됐다.

앞서 현대차 아산공장 엔진품관부에서 일하며 노조 노동안전위원으로 활동해 온 박아무개씨가 9일 오전 8시15분께 엔진개선반 옆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유서에 “(회사는) 노안위원, 근골실행위원(이), 근골신청자(를) 면담하는 시간마저 무단이탈로 처리하고 있다”며 “근태협조 없으면 무단이탈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고 남겼다. 타임오프 시행 이후 노동안전 활동에 어려움이 컸음을 토론한 것이다. 지부는 “타임오프 제도가 성실히 일해 온 노조간부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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