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과 인권단체연석회의 노동권팀·청주노동인권센터·KT노동인권센터가 개최한 18일 기자회견에서는 KT 내에서 부진인력(C-Player)으로 분류된 노동자들이 어떤 고통을 받았는지 다양한 사례가 폭로됐다. 이날 KT노동인권센터에 따르면 서울의 KT 지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류아무개씨는 지난달 11일 열린 KT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 달 전 연차휴가를 냈다. 그런데 3일 후 팀장이 특별한 이유 없이 휴가 승인을 취소했다. 이어 주총이 열리기 하루 전날인 3월10일부터 당일인 11일까지 이틀간 교육에 참석하도록 지시했다.

같은달 10일 충남 도고수련관에서 열린 교육에 참석한 류씨는 교육 종료 후 예기치 않은 회식자리에 참석하게 됐다. 회사측 간부들은 술을 잘 못 마시는 류씨에게 술을 집중적으로 권했고, 류씨는 숙소에서 잠이 들었다.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류씨가 잠을 자던 도중 직원 4명이 류씨의 팔다리를 들고 수련관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싣고 어디론가 달리기 시작했다”며 “잠에서 깬 류씨가 차를 정지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막무가내로 차를 몰았고, 류씨가 운전대를 꺾어 차를 정지시킨 뒤에야 차량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류씨는 인근 모텔에서 잠을 자고 서울 우면동에서 열린 주주총회에 참석했다. 류씨는 지난달 25일 서울남부지검에 납치 혐의로 회사측 간부 6명을 고소했다.

KT노동인권센터는 “KT가 무법천지의 불법행위를 아무런 죄의식 없이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KT측은 “노래방으로 가는 차에 류씨가 탔고 도중에 내리겠다고 해서 내려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