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짜인 길은 굴레였다. 물길인들 물보란들 헤치면 그게 길이다. 청춘은 축축, 젖지 않았다. 다만, 물불 가려 뒷짐 진 우리 점잖은 어깨만 젖어 물먹은 솜처럼 무겁다. 물을 찾아 뛰어든 청춘들처럼 밤이면 밤마다 우린 술독에 들어 젖은 탓이다. 묵은 과실주처럼 어느새 늙은 까닭이다. 그만큼씩 찌들었다. 좌고우면에 능수능란, 재고 따질 일이 능수버들 가짓수였다. 꼭 짜인 길에 우리 흔들림 없었다. 그러나 꼭 한 번쯤은 우리, 봄볕 화창한 날이면 신발끈 질끈 묶고 청춘 되자. 물길이든 물보라든 뛰어 거기 길을 내자. 머리에 봄꽃 달고 미친 척 웃자. 밟아라 페달 힘차게, 밝아라 그대 앞길 저 눈부신 물보라처럼. 잠시지만 저기 빛나는 청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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