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계약을 체결하면서 하나금융이 약속한 대로 고액의 배당금을 챙기게 됐다.

외환은행은 31일 오전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지난해 회계연도 주당 배당금을 850원으로 확정했다. 이날 주총에서 대주주인 론스타측 대리인이 수정동의안으로 주당 850원을 발의했고, 주주들은 서면표결을 거쳐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12일 외환은행 이사회가 결정한 주당 580원보다 270원이나 많은 액수다.

이날 총회 결정에 따라 전체 주식 중 51.02%를 보유한 론스타는 배당금으로 2천796억원을 받게 됐다. 론스타가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지분 장외거래(블록세일)와 배당으로 챙긴 돈은 2조4천58억원으로 투자금의 111%나 된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승인받을 경우 론스타는 4조7천억원에 이르는 매각대금까지 챙기게 된다.

주당 850원의 배당은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지난해 11월 지분매매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합의한 론스타의 최대 배당 가능액이다. 당시 하나금융은 인수계약 내용을 공시하면서 ‘먹튀 논란’을 의식해 850원의 배당금 보장사실을 숨겼다가 금융노조 외환은행지부(위원장 김기철)가 허위공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나서야 공시내용을 정정했다.

외환은행지부는 “상법에 따르면 이사회에서 결의한 배당금을 감액시킬 수는 있지만 증액할 수는 없다”며 “수정배당 결의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Tip] 주당 배당금

주주가 보유한 주식 1주당 지급되는 배당금을 말한다. 주식으로 지급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현금으로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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