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사태’가 MBC 라디오에서도 재현될 조짐이다. MBC가 사원인사를 통해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손보기에 나섰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29일 '라디오본부 평PD협의회’를 결성하고 사측에 맞서 정면대응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본부는 "지난 25일 단행한 사내인사는 시사프로그램 죽이기 행보였다"며 "이번 인사를 통해 향후 프로그램 개편의 윤곽이 대략 드러난 만큼 그 전횡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본부에 따르면 이우용 MBC라디오본부장이 사원인사를 통해 ‘손석희의 시선집중’ 과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 고참PD를 발령하고, 신입사원들을 조연출로 앉혔다. 해당 PD들은 시사프로그램을 연출해 본 적이 없는 인사들이다. 본인들도 "시사프로그램을 자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본부 관계자는 “힘든 제작여건 때문에 주로 차장급이 PD를 맡고 경우에 따라 조연출이 2명씩 붙었던 것에 비하면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몇 주 전 시사교양국에서 일어난 일이 라디오에서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본부는 MBC가 청취율 조사 등을 이유로 지난 25일로 예정됐던 라디오 정기개편을 5월 중순으로 연기한 것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본부는 “크게 저항할 수 없는 조건의 PD를 먼저 발령하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인 4·27 재보선 이후 개편을 단행하겠다는 것”이라며 “김미화씨 교체론이 공공연히 거론되면서 이미 다른 방송인을 새 진행자로 접촉했다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본부는 이어 “우리는 이우용 라디오본부장이 선임될 때부터 MBC의 공정성을 훼손하기 위한 부당한 인사임을 규정한 바 있다”며 “이 부장이 근거 없이 청취율과 영향력 등 최고 수준의 성취를 올리고 있는 두 시사프로그램의 개편을 계속 시도한다면 잘못된 전횡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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