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의 여파로 일본 내 상당수 제조업체들이 가동을 중단하는 바람에 일본산 부품의 국내 조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일본 내 주요 자동차업체의 휴업으로 국내 자동차업계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과 달리 외국산 부품 의존도가 높은 국내 업체의 속이 타 들어가고 있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뒤 14일부터 18일까지 일본산 차량부품 수입이 5.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자동차 업계도 비상태세에 들어갔다. 한국GM 부평공장과 군산공장은 이번주 주야 2시간 잔업과 주말특근을 진행하지 않는다. 한국GM은 구형 라세티와 쉐보레 스파크(마티즈)에 들어가는 자동변속기를 전량 일본의 아이신사와 자트코사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르노삼성도 이달 말까지 특근과 잔업을 중단한다. 르노삼성은 실린더 블록과 헤드·트랜스미션·엔진 주요 부품을 닛산과 중소 협력업체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공급비율은 15∼18%에 달한다. 특근·잔업 중단조치로 이달 말까지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생산량은 2천∼2천500대 줄어든다.

핵심부품 국산화율이 90%에 육박하는 현대·기아차의 사정은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하지만 모듈부품 생산에 쓰이는 주변부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전체 생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마냥 안도할 수는 없는 처지다.

글로벌 업체도 일본발 ‘부품 쓰나미’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GM 미국공장 일부가 벌써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루이지애나주 슈리브포트 공장, 뉴욕주 버팔로 토나완다 공장이 가동을 멈췄다. 토나완다 공장 노동자 623명 가운데 59명이 조업중단의 영향으로 휴직에 들어갔고, 이들은 휴직 중 정상 급여의 75%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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