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 진출한 한국의 자동차부품업체인 (주)DSC가 노조에 가입한 현지 노동자 35명을 무더기로 해고해 논란이 되고 있다.

17일 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에 따르면 DSC 터키공장은 지난달 21일 노동자 25명을 해고한 데 이어 사흘 뒤 10명을 추가로 해고했다. 회사측은 “노동자들이 게으르고 지각을 했다”는 점을 해고사유로 들었다. 하지만 노동계는 노동자들이 노조에 가입한지 3일 만에 무더기 해고가 발생한 점을 들어 "노조 가입에 따른 보복성 해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DSC 터키공장은 무더기 해고를 단행하기 전 노조 가입자만 임금인상에서 제외했고, 해고를 단행한 뒤에는 “노조 탈퇴서를 가져오면 복직시켜 주겠다”고 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측은 현재 해고자의 공장출입을 금지하고 해고자들의 대화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해고자들은 공장 앞에서 텐트농성과 출퇴근 투쟁을 벌이고 있다.

DSC는 자동차 시트 프레임을 생산업체로 2006년 8월부터 터키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노조 가입 노동자들에 대한 DSC 터키공장의 노조 탄압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터키공장은 2년 전에도 터키 금속노동자노조연맹(BMS)에 가입하려는 노동자들을 전환배치하고, 노동자 본인과 가족에게 노조탈퇴를 종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한국의 금속노조는 한국 업체의 노조탄압에 항의하며 해고자 복직을 위한 연대활동에 나선 상태다. 금속노조 경주지부 DSC지회는 한국 본사 임원을 두 차례 만나 터키금속노조와 교섭할 것을 촉구했다.

이 같은 시도 끝에 지난 7일 터키 현지에서 금속노조 관계자와 터키금속노조 임원, DSC 터키법인장 간 만남이 성사됐다. 이 자리에서 회사측은 “해고된 자리에 사람을 모두 충원해 자리가 없다”며 “사업장을 추가 설립할 계획이니 그때 선별 채용하겠다”며 해고자 복직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당시 교섭에 참여했던 하영철 금속노조 정책국장은 “현대차·SK네트웍스 등 터키에 진출한 한국업체들의 노동탄압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번에 발생한 DSC 부당해고에 맞서 국내에서도 DSC 경주 본사를 압박하는 등 연대투쟁을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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