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비 유용 의혹을 받아 온 최아무개 전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울산비정규직지회 사무국장이 21일 오후 지회 임원들의 조합비 횡령사실을 폭로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해 논란이 예상된다.

최 전 사무국장은 이날 배포한 유인물에서 “2010년 4월부터 지회 임원들은 생활비가 없어 조합비 통장에서 임의로 조합비를 인출해 사용하기 시작했다”며 “노래방 유흥비·복권 구입비·사행성 게임장 비용 등으로 사용했고, 횡령 규모는 2천만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그는 “의혹이 불거지자 해당 임원들끼리 그 금액을 다시 채워넣기로 약속도 한 바 있으나 일부만 채우는 데 그치다 보니 여전히 1천500여만원이 비어 있는 상태”라며 “(지회 임원들은) 조합비 통장정리를 하면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같은 페이지에 여러 번 겹쳐 찍고, 문제가 없는 부분만 제대로 인쇄가 되게 하는 방식으로 조합비 유용·횡령 사실을 숨겼다”고 주장했다. 최 전 사무국장은 이어 “조합원들에게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이 유인물을 발행하게 됐다”며 “지면의 한계로 다 밝히지 못한 문제들은 경찰에 자진출두해 모두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울산비정규직지회는 공식입장을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 상태이며, 모든 것을 공개하고 수습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회는 조합비 유용 의혹을 받고 있는 임원들과 회사측의 연루 가능성도 언급했다. 지회는 “지회 업무를 위해 최 전 사무국장에게 지급했다가 최근 사퇴 이후 회수한 휴대전화에서 김아무개 이사와의 통화기록이 발견됐고, 최 전 사무국장이 김 이사에게 자신의 은행 계좌번호를 문자메시지로 보낸 기록이 남아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내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지회 임원 총사퇴를 비롯한 지회 내부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회가 예고한 2차 파업에도 부정적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금속노조·현대차지부와 현대차 울산·아산·전주 비정규직지회는 22일 오후 조계사에서 회동을 갖고 이 문제를 포함해 향후 투쟁방향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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