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남지 않은 머리칼이 삐죽, 바닷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렸다. 콧물이 애꿎게도 줄줄 흘렀다. 가린다고 가려 봐도 살을 에는 찬바람에 덧없이 떨었다. 한파는 부산이라고 예외 없었다. 정리해고엔 너나없었다.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를 이해할 순 없었다. 가진 건 따로 없어 늙은 몸 부려 일해야 할 이유는 많았다. 오랜 일터 정문을 지켜선 이유다. 지난 26일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정문 앞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 얼굴에 시름 짙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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