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에서 희망퇴직한 후 생활고를 비관해 온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7일 노동계에 따르면 쌍용차 조립공정에서 일하다 지난 2009년 희망퇴직한 서아무개(37)씨가 이달 13일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차 안에 연탄불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2명의 자녀를 둔 그는 희망퇴직 후 일용직 등을 전전하며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4일에도 쌍용차 희망퇴직자 황아무개(38)씨가 자택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고, 지난해 11월에도 또 한 명의 희망퇴직자가 자살했다. 이날 현재까지 6명의 쌍용차 출신 노동자가 목숨을 끊었다. 여기에 노동자의 가족과 유산된 태아를 포함하면 총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회적 무관심와 무대책이 이들을 극단으로 내몰고 있다.

무엇보다 탈출구를 찾기 힘든 생계난이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다. 희망퇴직자와 정리해고자처럼 쌍용차와의 고용관계가 단절된 이들은 물론, 재취업의 길이 가로막힌 무급휴직자들의 처지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지다.
 
2009년 8월 쌍용차 구조조정을 둘러싼 ‘노사 대타협’의 결과 무급휴직자로 분류된 468명 대부분이 심각한 생계난을 호소하고 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관계자는 “지부가 손써 볼 틈도 없이 노동자들의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며 “쌍용차 노동자들의 죽음은 사회와 자본에 의한 타살”이라고 비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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