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아빠는 없다. 그림에도 그 많던 선전물에도 없다. "엄마, 꼭 안아 줄게." 유인물에 뜨겁던 애정 공세는 대놓고 엄마 몫이다. 유명 방송인은 당신 엄마도 청소노동자였음을 고백했고, 아들딸을 자청한 많은 청년이 농성장 찾아 엄마 옆에서 오래 살가웠다. 뽀글뽀글 파마머리, 굵은 주름 거친 손이 울 엄마를 꼭 닮아설까. 매직 들어 빈칸에 응원편지를 또박 적는다. 엄마를 부탁해. 거기 한편 묵묵히 사다리 올라 현수막 걸던 아빠가 여럿. 감시단속 하청노동 신세라고 뭐 다를까. 해고 통보 아빠라고 씩씩할까. 집 나가 열 하루째 농성 중인 아빠도 부탁해. 아니 설움 깊어 눈물짓는 이 땅 모든 소외된 노동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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