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를 방문 중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자택 앞에서 면담을 요청하던 골재원 노동자와 영남대의료원 노동자 등 11명이 4일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의 과잉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께 달서경찰서에 연행된 이들은 골재원노동자 9명과 영남대의료원 노동자 2명이다. 경찰측은 피켓을 들고 미신고 집회를 벌이면서 경찰의 해산명령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들을 연행했다. 대구본부는 "지역 의원인 박근혜 전 대표에게 현안을 알리는 면담을 요구했을 뿐 집회를 하지 않았다"며 "과잉충성에 따른 불법 연행"이라고 비판했다.

대구·경북지역골재원노조 소속 골재원 노동자들은 낙동강에서 굴삭기 등으로 모래를 채취해 덤프트럭으로 운반하는 일을 해 왔으나 4대강 사업으로 일자리를 잃었다. 조합원들은 실업대책을 정부에 요구하며 투쟁을 벌이던 중 지역구 의원인 박 전 대표의 대구 방문에 맞춰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남대의료원도 박 전 대표와 관련이 깊다. 영남학원 이사진이 박 전 대표가 추천한 인사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영남대의료원 노동자들은 해고자 복직 문제와 두 차례에 걸친 단체협약 해지통보로 노사갈등을 겪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는 박 전 대표를 상대로 단협 해지 철회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종진 대구본부 조직국장은"골재원 노동자들은 노조 조끼를 입고 한곳에 서 있었고, 영남대 노동자 2명은 돌아가며 일인시위를 하고 있었다"며 “불법연행을 막고 생존권 대책 마련을 위해 박 전 대표 지역구 사무실에서 촛불 집회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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