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산업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대부분의 연구소들이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를 예측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세계경제의 '더블 딥'(경기 이중침체)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요 산업이 수출 지향적인 상황에서 국내 대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경제 문제는 노동시장의 문제이고, 곧 일자리의 문제다. <매일노동뉴스>가 주요 8개 업종을 전망했다.
 
 
올해 소매·유통시장은 지난해와 비슷한 성장세를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업형 슈퍼(SSM) 관련 법안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하고 스마트폰이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유통산업 구조개편 움직임이 거세질 것을 보인다.

소매유통시장 규모, 사상 첫 200조원 돌파

올해 소매유통업은 뚜렷한 소비심리 회복세를 보인 지난해보다 성장 폭이 적겠지만, 성장흐름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국내·외 경제성장률이 둔화하고 가계부채나 대기업에 대한 공정거래 규제 등의 요인으로 유통·서비스 산업 성장률은 7~8% 안팎으로 추산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말 유통업체 최고경영자·학계 등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1년 소매시장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소매시장 성장률은 7.1%로 점쳐졌다. 지난해 소매시장 전체 매출이 195조원대를 상회한 만큼 올해는 처음으로 200조원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로 '지각변동'

백화점·대형마트·온라인쇼핑몰·슈퍼마켓 등 업태별로 온도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주목받는 업태는 온라인쇼핑몰이다. 롯데백화점 유통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쇼핑몰 매출규모는 24조8천억원대를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백화점 매출(24조2천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올해 온라인쇼핑 강세는 대형마트 매출액도 위협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연말 개최한 ‘2011년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김윤태 온라인쇼핑협회 사무국장은 “올해 온라인 쇼핑 시장규모는 40~50대 인터넷 사용자의 증가와 스마트폰 확산으로 전년보다 20.8% 성장한 33조5천억원 규모가 될 것”이라며 “약 36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대형마트 매출액을 위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쇼핑 시장은 소규모 판매업체나 개인의 상품거래도 중개하는 오픈마켓, 소셜 미디어를 접목해 더 많은 사람을 불러모으는 소셜커머스, 품목 세분화에 따른 전문 쇼핑몰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하면서 세를 키우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 포털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NHN도 오픈마켓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어서 시장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그러나 온라인쇼핑 시장은 유통서비스업 가운데 고용흡수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올해 서비스산업 일자리시장에 먹구름이 예상된다.

백화점 활짝 웃고, 대형마트는 주춤

백화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강세를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백화점 시장은 2006년 이후 4년간 연평균성장률 5.4%를 유지했다. 지난해 백화점 시장규모는 전년보다 12.1% 성장한 24조2천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10.9% 성장한 26조8천억원대으로 전망된다.

반면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3∼5%대의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SSM의 무분별한 점포 확장을 규제하는 유통산업발전법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의 국회 통과로 대형마트·슈퍼마켓 성장 폭이 주춤해질 전망이다.

치열해진 유통전쟁, 서비스노동자 행보는?

치열한 유통전쟁으로 과로에 시달리는 서비스 노동자들은 올해 건강권 지키기를 위한 목소리를 강하게 낼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서비스업 산업재해가 지난해 처음으로 제조업을 앞지르자 올해 산업안전보건 제도를 대폭 개편해 서비스업 노동자 건강권 보호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유통업계 노조 결성 움직임이 지난해 면세점까지 확대됨에 따라 올해는 기업을 넘어 지역단위 대형마트 계산원·판매노동자 조직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에서 화장품판매노조를 중심으로 제기된 감정노동 수당 도입이 전체 업종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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