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산업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대부분의 연구소들이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를 예측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세계경제의 '더블 딥'(경기 이중침체)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요 산업이 수출 지향적인 상황에서 국내 대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경제 문제는 노동시장의 문제이고, 곧 일자리의 문제다. <매일노동뉴스>가 주요 8개 업종을 전망했다.
 
 
지난해 전자·정보통신 산업은 세계 경제가 회복국면에 접어들면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공급확대로 수급불균형이 예상되고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성장세가 주춤할 것을 전망됐다. 다만 스마트폰·태블릿PC와 같은 모바일·인터넷기기나 LED·3D TV 등 새로운 제품의 성장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IT, 생산·수출 전반적 둔화

전자·가전은 지난해 LCD TV의 비중확대와 신흥시장 성장에 힘입어 내수와 수출이 경제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그러나 미국 등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성장 둔화세가 지속되면서 올해는 더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는 월드컵과 각국의 경기부양책으로 LCD TV 등에 대한 수요가 많았지만 올해는 이런 특수마저도 없는 상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미래 수요가 지난해 월드컵과 같은 특수로 앞당겨져 실현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LED TV나 3D TV와 같은 새로운 제품 시장은 한국 기업의 주도 속에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주요국들의 긴축정책과 유럽 재정불안이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전자산업 수출이 지난해보다 5.3% 소폭 증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은 일본이나 대만업체의 공급 확대와 이에 따른 가격하락이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발목을 잡는 요인 중 하나로 제시했다.

휴대폰·개인용PC 대신 스마트폰·태블릿PC

올해는 세계 휴대폰 시장의 성장률 둔화와 데스크톱·노트북 등 개인용PC 수요 부진으로 IT산업 전망이 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20% 넘는 고성장 가도를 달렸던 세계 휴대폰 시장은 금융위기 이후인 2008년 -2.8%까지 급락한 후 2009년 9.9%로 회복했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0.5%포인트 낮은 9.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삼성경제연구소는 전망했다. 개인용PC도 지난해 17%의 성장률을 보였지만 올해는 수요 부진으로 12.9%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휴대폰과 개인용PC를 대체하며 등장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새로운 모바일기기 시장은 올해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스마트폰은 올해도 20% 이상의 고성장세를 보이고 아이패드 출시로 시장이 형성된 태블릿PC는 지난해 1천500만대에서 올해 4천500만대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도체산업은 '보합세'

이에 따라 반도체산업은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개인용PC 등에 주로 사용되는 D램은 수요부족과 공급과잉으로 지난해 말부터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5월 2.72달러까지 올랐던 D램 가격은 같은해 12월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1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와 MP3를 넘어 스마트폰과 태블릿PC까지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낸드플래시의 경우 올해도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반도체산업 성장은 D램의 시장 감소를 낸드플래시가 얼마나 만회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D램은 올해 5% 내외 감소가 예상되는 반면 낸드플레시는 20% 내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상의는 "새로운 모바일기기가 성장하고 있지만 메모리시장 규모가 전반적으로 축소되면서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상승세를 이어 가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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