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산업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대부분의 연구소들이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를 예측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세계경제의 '더블 딥'(경기 이중침체)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요 산업이 수출 지향적인 상황에서 국내 대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경제 문제는 노동시장의 문제이고, 곧 일자리의 문제다. <매일노동뉴스>가 주요 8개 업종을 전망했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7천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현대·기아자동차는 해외 생산 확대로 글로벌 판매가 600만대를 웃돌면서 세계 4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한-EU FTA 발효와 한-미 FTA 조기 발효 가능성이 국내 자동차업체의 국내외 생산구조와 고용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는 올해보다 8.8% 늘어난 7천580만대로 사상 최고 수준이 예상된다. 미국(12.2%)·유럽(4.6%)·중국(11.2%)·인도(19.0%)·러시아(21.5%)·브라질(8.1%) 등에서 높은 신장세가 관측된다. 중국 내 판매가 2천만대를 넘어서고 인도가 자동차 판매 5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는 등 신흥시장의 초고속 성장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국내 자동차 판매도 지난해보다 3.4% 증가한 150만대가 판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경제성장률 둔화에도 경기 및 고용 안정세와 차량노후화에 따른 잠재 대체수요 확대, 신차 출시 등이 판매성장의 배경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자동차 생산은 올해보다 4.8% 증가한 440만대로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소는 수입차 판매의 경우 지난해보다 12.1% 증가해 사상 첫 1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2003년 1만9천대에 불과하던 수입차 판매는 2009년 6만대, 지난해 9만대를 넘어섰다.
 
올해 한-EU FTA 발효에 따라 유럽산 수입차의 관세가 10%에서 7%로 낮아지면서 판매량 증가가 예상된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대수 중 유럽차 비중은 65%에 달한다. 유럽산 수입차의 관세는 2012년 4%, 2013년 2%, 2014년에는 완전히 철폐된다.

올해 중으로 한-미 FTA가 조기 발효될 경우 미국산 승용차와 화물차의 한국시장 점유율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미국산 승용차에 대한 현행 관세(8%)를 4%로 낮추고, FTA 발효 5년 후에는 철폐하기로 했다. 친환경 디젤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포함한 다양한 신차 투입, 활발한 마케팅에 힘입어 수입차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자동차 업체의 해외생산도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글로벌 생산대수는 2009년보다 100만대 늘어난 565만대에 달한 데 이어, 올해는 600만대를 훌쩍 넘어 625만∼637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세계 4위권 진입도 예상된다.

이처럼 국내 자동차업체의 생산 증가는 대부분 해외 현지 생산량 증대에 기인하고 있다. 실제 현대차 러시아공장(9만대)이 신규가동하고 중국공장 생산량이 68만대에서 75만대로 늘어난다. 현대차 체코공장은 교차생산과 신차 투입으로 가동률을 30만대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기아차는 미국 조지아공장에서 싼타페 생산 가동률을 높이고, 중국공장에서는 K5와 스포티지 생산을 시작한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국내 자동차 해외생산 비율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이 관세를 유지하고, 유럽국가도 동등한 대우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자동차기업은 현지생산을 통해 관세적용을 피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해외생산 확대는 국내 자동차 노동자의 고용을 위협하고 신규 고용창출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업계 노조들이 고용불안 해소를 위해 국내 생산비율 유지를 강조하는 이유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관계자는 “불평등하고 반노동자적인 한-미 FTA 재협상으로 국내 자동차산업이 치명타를 입게 됐고, 노동자들은 고용불안 투쟁에 직면할 것”이라며 “협상안은 반드시 폐기돼야 하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국회 비준을 강행할 경우 자동차 노동자들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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