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짓던 노동자들은 이제 무대를 짓는다. 철골조에 올라 만장을 엮었다. 바람 품어 짱짱한 현수막도 '단디' 묶었다. 생존권 사수 바람을 거기 또박 담았다. 흔들릴까 행여 날아갈까, 붙들어 매는 그 솜씨가 하루 이틀 일은 아닌 모양. 호흡이 척척, 빈틈없었다. 한겨울, 정리해고 칼바람에 돛이 살았다.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단결의 광장'에 돛단배 떴다. 힘찬 함성 어영차, 뱃고동이 울었다. 닻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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