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장들이 위탁급식으로 전환하려고 해도 (좌파) 교육감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면 그게 국가급식이 되고, 그게 바로 사회주의적 급식이 되는 겁니다. 15만명의 노조가 결성돼 밥 굶기면서 데모하면 어떻게 할 겁니까, 누가 책임질 겁니까.”

- 손범규 한나라당 의원이 17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초·중등학교에서 위탁급식을 제한하는 학교급식법에 대해 독특한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현재 학교급식법은 교장이 학교운영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급식방식을 정하도록 하고 있는데요. 대신 의무교육기관인 초·중등학교는 교육감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 손 의원의 얘기는 서울과 경기 등 ‘좌파 교육감’이 당선된 곳에서는 직영급식을 강제하는 경향이 강하고 여기에 무상급식까지 시행하니 국가급식·사회주의급식이 된다는 겁니다.

- 거기에 더해 “학교비정규직 급식종사원들이 노조를 결성하겠다고 15만명의 노조 조직사업을 착수했다”며 “서울과 울산·전남·경기도에서 일제히 궐기대회를 개최하면서 15만명 전원을 공무원화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관련내용을 담은 ‘전국교육기관회계직연합회’의 문서도 공개했는데요.

- 손 의원의 논리는 “직영급식과 무상급식이 연합을 하면 가공할 15만명의 노조가 결성되고 경우에 따라 조리원들이 이념화돼 학생들의 밥그릇을 놓고 전국적으로 데모를 하면 아이들이 굶을 수 있다”는 겁니다.

- 좌파가 사회주의급식을 하고, 거기에 민주노총에 가입한 급식노조까지 궐기하겠다고 하니 손 의원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모양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혹시 위탁급식을 못해 챙길 게 없어진 교장이나 식재료 값 아껴서 주머니 채우는 급식사업체를 걱정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네요. 손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입니다.

최대 관심은 검찰의 압수수색?

- 최근 검찰이 영장 복사본으로 국회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법원이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확보한 압수물은 증거로 채택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려 주목됩니다.

- 전교조 관련 사건인데요. 서울중앙지법은 정진후 위원장 등 전교조 집행부가 민주노동당 가입·후원한 사건과 관련해 최근 열린 공판에서 "지난해 전교조 시국선언 수사 때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제출하겠다"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정 위원장측 변호인들은 “2009년 6월18일에 있었던 시국선언을 수사하겠다며 10년 전 회의자료까지 복사하고 시국선언 재판도 아닌 별개 재판에 이를 증거로 내겠다는 것은 위법하다”고 반발했지만, 검찰은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자료이므로 적법하다”고 맞섰습니다.

- 이에 재판부가 정 위원장측 손을 들어준 것이죠. 재판부는 “해당 자료는 시국선언 재판에는 제출된 바도 없고, 시기도 1년 전부터 수년 전에 작성된 자료로, 전교조에 대한 이해를 위해 필요하다고 하지만 그 정도만으로는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려워 증거에서 배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압수수색에서 대상물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엄격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당시 영장은 2009년 6월18일 시국선언 관련자료로 (압수수색 대상을) 제한해 발부됐으며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 허용이 압수 대상물을 확대할 수 있다는 취지는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태일 외면한 KBS

- 민주언론시민연합이 MBC·KBS·SBS 등 방송3사의 최근 저녁 종합뉴스를 분석한 결과, 전태일 열사의 40주기 기일이었던 13일에 '전태일'이라는 이름조차 언급하지 않은 곳은 KBS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민언련은 "공영방송인 KBS는 이날 전태일 소식은 전하지도 않고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린 '한미 용사동상' 제막식 소식만을 전했다"고 꼬집었는데요.

- 민언련에 따르면 MBC는 13일 저녁 종합뉴스에서 40년전 전태일 열사가 분신했던 소식을 전하면서 현재 한국 사회의 노동현실을 되짚는 보도를 내보냈는데요. MBC는 "하루 15시간 노동을 8시간으로 줄이고 일요일은 쉴 수 있도록 법을 지켜 달라던 전태일의 외침은 지금도 유효하다"며 "편의점·PC방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오늘의 전태일 또래들에겐 시간당 최저임금도, 야간수당도 법엔 있고 현실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 SBS는 앵커가 클로징 멘트에서 "청년 전태일이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분신한 지 오늘(13일)로 꼭 40년이 됐다"는 점을 언급한 뒤 "분명히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청년실업·아르바이트와 인턴사원, 또 전체 절반에 육박하는 비정규직 처우 문제는 여전히 마음을 무겁게 한다"는 말을 남겼는데요.

- 민언련은 "40년 전보다는 나아졌다지만 노동운동을 기업활동의 걸림돌로 몰아가는 왜곡된 언론보도와 파업에 대응하는 공권력의 과잉진압 등으로 노조활동이 여전히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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