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바람에 낙엽이 후두둑 날렸다. 누군가에겐 낭만, 대개는 일거리. 비 들어 쓸고 또 쓸어도 끝 없던 게 낙엽인데 코엑스 앞 빈터가 오죽 넓던가. 아저씨 손발이 내내 바빴다. 24조원, 또 누군가는 경제'적'효과가 450조원이라니 용역업체 파견직 아저씨 살림 이제 좀 피려나. 때늦은 국화 피어 무성하니 이 겨울 국격이 덩달아 오르던가. 쥐 죽은듯, 11일 코엑스 그 분주했던 동네가 수상하게 조용했다. 기관단총 든 경찰특공대가 구석구석을 쥐잡듯 살폈다. 열지어 늘어선 경찰은 '매의 눈'으로 오가는 시민을 훑었다. 장갑차 총구는 인도를 향했다. 세 개의 성이 솟았다. 두 개의 차단벽이 꼼꼼했고, 고성능 검색대가 더해졌다. 떨어지는 감도 붙든다는 난공불락의 성이 삼성동에 섰다. 파견직 청소용역 아저씨, 그저 묵묵히 쓸고 담아 나르니 그 넓은 빈터가 말끔. 최저임금 불안정 일자리도 그저 성은이려니. 이 또한 국격이려니. 세계가 지켜본다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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