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스타 만난 소녀처럼 늙은 노동자들 신이 났다. 박수를 치고 손을 잡아끌었다. 아주 둘러쌌다. 머쓱할 법도 한데, 이 손 저 손 다 잡고 눈 맞추니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과연 정치인이다. 오전 국정감사가 끝나고 점심시간, 짬을 내 잠시 사연을 들었고 남유진 구미시장에게 전화를 한 통 넣었다. 구미시립노인요양병원 간병사 해고사태 해결을 청했다. 몇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발병 문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정감사 이슈로 떠올랐다. 이번엔 올해 6월 산재인정 판결에 대한 근로복지공단의 항소 문제가 타깃이 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고용노동부 대회의실에서 국정감사에서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근로복지공단이 사실상 삼성법무팀 역할을 하고 있다”며 “
속 타는 사람들 촘촘히 앉았다. 노동자도 사람이다, 불타는 외침 서린 자리다. 하나 되어라, 애타는 어머니 바람 새기는 날이다. 바람에 그칠까, 박씨는 속이 탄다. 돌풍 타고 날아온 안씨는 통큰 양보 날갯짓 한번에 저 높이 날아갔다. 척박한 땅 박씨가 홀로 남아 고군분투 시작이다. 뿌리내릴 곳 찾기가 쉽지 않다. 언제나 박을 탈까, 그 속은 가득할까. 대박
고 이소선 어머니가 7일 노동자 곁을 떠나 전태일 열사에게로 돌아갔다. 어머니가 타계한 지 5일, 전태일 열사가 분신 항거한 지 41년 만이다. 사람들은 "이제 태일이 곁에서 행복하시라"고 입을 모았다.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에서 노동자의 어머니로, 가진 것 없어 핍박받는 모든 이의 어머니로 존경받았던 고 이소선 어머니. 그는 이날 오후 경
때로 아프고 지칠 때면 어머니 당신 따뜻한 품이 그립겠지요. 울고 보챌 때면 말없이 내어주던 그 품. 거기 안겨서야 곤히 잠들 수 있었지요. 어둔 밤 내내 살펴주던 그 손길이 벌써 그립겠지요. 때론 서툴러 사고뭉치, 못된 짓 배울 때면 어머니 당신 따끔한 질책이 그립겠지요. 어디든 달려와 혼내시던 어머니 그 떨리던 목소리를 잊지 못할 테지요. 벌써 그렇다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6일 오전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소선 어머니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백두대간 산행을 끝내고 내려온 뒤 첫 일정이었다. "아름다운 삶 사셨습니다. 좋은 세상 만들어가겠습니다"라고 빈소 방명록에 적었다. 박 상임이사는 이날 오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노동자들의 어머니’로 불렸던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인 이소선 여사가 3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2세.지난 7월18일 심장 이상으로 쓰러져 의식을 잃은 뒤 40일만이다. 서울 쌍문동 한일병원 중환자실에서 입원치료를 받아 왔던 고인은 이날 오전 8시30분께에 모든 장기와 신체 기능이 중단되는 등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고인은 3시간여
정기훈 기자 ⓒ 매일노동뉴스 오라~이! 누군가는 그랬을 거다. 에라이! 손가락질도 꼬박 따졌을 테다. 애초 계획은 치밀하고도 담대했으리라. 눈물을 훔쳤고, 털썩 무릎을 꿇었다. 카메라 플래시 번뜩이는 182억원짜리 무대에 올라 분투했다. 물귀신 소리 아랑곳하지 않고 외로운 싸움터 최전선을 누볐다. 무찌르자 빨갱이, 막아 내자 포
정기훈 기자 ⓒ 매일노동뉴스 별수는 없어 아이를 품고 청문회장에 들었다. 알 바 없는 아이가 낯설어 칭얼댔다. 하는 수 없이 아이를 맡겼다. 청문회장 뒷자리에 홀로 가만 앉았다. 할 일은 따로 없어 회장님 뒤통수만 지켜보던 엄마가 문득, 혼자 울었다. 박창수·김주익·곽재규 그 이름이 들렸다. 회장님은 그들을 몰랐다. 더는 죽이지 말라고 누
정기훈 기자 ⓒ 매일노동뉴스 아마도 그건 땀냄새, 혹은 발냄새. 어둡고 눅눅한 그곳 농성장에 시큼털털한 냄새가 무겁게 깔렸다. 아마도 그건 노랫소리. 비좁고 지저분한 거기 농성장에 기타 소리 더불어 비명 가까운 소리 사방에 퍼졌다. '농성 장기화와 얼굴들'이다. 달이 차오른다, 가자! 누가 외치면 두 팔을 훠이, 나래 짓으로 화답했다. 머리 말리다
정기훈 기자 ⓒ 매일노동뉴스 발길 닿는 곳 하나같이 살풍경 엄혹했지만, 사람들 손잡곤 웃는다. 찾아간 이나, 기다린 이나 오랜 싸움 지쳤대도 만나면 좋은 친구, 어느덧 동지란다. 철거민·청소노동자·학습지노동자며 해고자까지 이름은 달라도 처지가 닮아 금방 친했다. 멀지도 않아 다 같이 걸어 동네 한 바퀴. 희망걷기라고 칭했다. 연대라고 설명했다. 이
정기훈 기자 ⓒ 매일노동뉴스 절에서 머리를 깎았다. 삭발한 지 꼭 두 달 만이다. 쑥쑥 머리는 잘도 자랐다. 수배, 그리고 천막생활이라도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고, 밤에는 잠을 잔다. 먹고 또 싼다. 사람 사는 일이다. 조계사 농성 33일째 되던 지난 3일 이구영(41)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장이 호사를 누렸다. 출장이발, 듣도 보도
ⓒ 매일노동뉴스 한가한 사진이다. 물난리통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아빠는, 엄마는, 또 아이들은 저마다 바빴다. 밥벌이며 살림에 부모는 허리 굽었고, 책상 앞에 아이들 목이 굽었다. 흰 모래 눈부신 해변이 아니라도, 어디 무슨 8경 중 하나가 아니라도, 먹구름 잔뜩 비가 부슬 바람 좀 불어 날린대도, 손잡고 한 번은 떠날 일이다. 물안개 올라 수
정기훈 기자 ⓒ 매일노동뉴스 '하의실종' 패션이 열풍이다. 짧디짧은 아랫도리, 윗도리로 슬쩍 덮어 가리면 완성. 눈속임에 가깝다. 그중 탁월한 맵시 뽐내는 이를 가리켜 '종결자'라고 부른다. 킹왕짱, 끝판왕 따위와 뜻이 통한다. 멋쟁이 청춘 가득 활기찬 홍대 앞엔 실종자가 흐르고 넘친다. 그 한편 파마머리 종결자, 주름 깊은 노동자들
정기훈 기자 ⓒ 매일노동뉴스 서울 대한문 앞 농성장에 살림이 부쩍 늘었다. 식구도 늘었다. 빠진 건 땀이며 몸무게 따위. 정리해고 철회와 노조탄압 중단을 위한 단식농성이 6일째다. 선풍기 두어 대 털털 돌아 바람이 부는지 마는지. 빼곡히 들어앉은 사람들 열기에 천막이 후끈 달아올랐다. 비 그치고 된더위 찾은 18일 진보진영 39개 단체가
정기훈 기자 ⓒ 매일노동뉴스 집 떠나 멀리도 부산에서, 연인은 손 부여잡고 밤을 보냈다. 쏟아지던 빗속이 아니라도 축축 젖어들던 여름밤, 걷고 뛰며 둘은 내내 살가웠다. 저 멀리 크레인 조명 아스라이 깜박일 때, 빗물인지 눈물인지 흘러 눈을 껌벅였다. 막아선 차벽 쏟아지던 물대포에 또 눈물인지 콧물인지 흘러 눈을 깜박였다. 때론 졸린
정기훈 기자 ⓒ 매일노동뉴스 배 짓던 이용대(사진 오른쪽)씨가 7일 대학생 벗을 만나 웃는다. 서울 한진중공업 본사 앞에서다. 한솥밥 인연은 언제고 반가운 법. 영도조선소 생활관 농성 당시 멀리 서울에서 찾아온 반가운 얼굴이란다. 밥을 여러 끼 해 먹였다고. 눈물 많던 그 친구가 안 그래도 눈에 밟혔는데, 이렇게 또 만나니 기찻길이며 버스
정기훈 기자 ⓒ 매일노동뉴스 최저임금 공익위원안에 반발해 지난 5일부터 최저임금위원회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6일 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향하던 경영계위원을 막아선 채 언쟁을 하고 있다. 정 수석부위원장은 "심의위원직을 사퇴한 경영계가 복귀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회의에 참여하려는 것은
정기훈 기자 ⓒ 매일노동뉴스 주룩 죽, 그칠 줄 몰라 '짱나'. 장대비 장난이 아니라고, 장탄식이 여기저기. 전선이 북상해 2011년 장마, 세종로에서 사람들 모두 우산 쓰고 도로를 지난다. 1천원 하는 우비 휘날리며 누군 장화를, 더러 고무신을, 때론 슬리퍼를 신었다. 흐르는 것이 빗물뿐이더냐, 한 무리 깃발 군중이 장강을 이뤄 거기
정기훈 기자 ⓒ 매일노동뉴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청와대를 향했다. 엎드려 절절, 세 걸음마다 꼬박 징이 울었다. 장맛비가 투둑 툭, 땀방울이 또로록 지난 길 아스팔트를 적셨다. 노우정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박자은 한대련 의장이 고행길 옆 지기 청해 발걸음 맞췄다. 반값 등록금 실현·최저임금 현실화 요구는 조끼에 적어 말없이 다만 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