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사진이야기] 어디 배추 뿐인가

2010-10-01     정기훈 기자


배추 뿐이던가. 근심 따라 주름 깊을 일은 안그래도 많았다고. 치솟는 채솟값에 할머니 혈압이 덩달아 높았다. 옛날 옛날 먼 옛날엔 배추도 싸, 무도 싸 잘 살았나. 아니 배춧값 걱정은 언제나 식비 빠듯해 콩나물 값 백원 깍던 서민들 몫. 이제나 저제나 없이 살아도, 김치 없인 못 살아 정말 못 살아 굳이 나선 시장길에 배춧값이 기가막혀 코도 막힐 지경. '배춧잎' 두어장 가볍던 지갑 꺼낼 일도 없어 황망히 돌린 발걸음. '금치' 먹긴 글렀네. 요즘 금치 산 자, 금치산자(禁治産者)라고까지. 치산치수 여념 없어 돌볼 겨를 없었나. 나라님 말씀이 '기왕지사', 양배추 팍팍 절여 김치 담그면 수라상이 부럽지 않다 하니 대책이 궁여지책. 한 포기 덜 먹자 앞장 서니 정책은 미봉책. 하여 이 가을 시름 깊은 건 꼭 배추때문이던가.